뮤지컬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소설 프랑켄슈타인(작. 메리 셸리)을 원작으로 하는 2015년 국내 창작 뮤지컬입니다. 연출과 대본은 왕용범 연출이, 작곡은 이성준 음악감독이 참여했으며,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 기념작으로 배우와 무대, 연출 등 많은 부분에 힘을 쏟은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원작인 소설의 흐름은 따라가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수정을 했기 때문에 원작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개막 전부터 화려한 캐스팅과 연출로 뮤지컬 마니아와 언론의 관심을 끌었으며 큰 인기몰이와 함께 2024년 6월에도 재연될 예정입니다.
줄거리
1막: 작품의 배경은 1815년 유럽, 신체 접합술의 전문가인 의사 앙리 뒤프레가 나폴레옹 전쟁에 군의관으로 참전해 있습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 앙리는 총명하고 야망이 넘치는 젊은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만나게 됩니다. 앙리와 반대로 빅터는 생명을 창조하고 죽지 않는 인간을 만들어 자신이 생명을 정복하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졌지만 앙리는 빅터의 모습에 감명받게 되고 그의 실험에 동참하게 됩니다.
전쟁은 끝나게 되고 두 사람은 빅터의 고향인 제네바로 가서 실험을 계속 이어갑니다. 그러던 중 앙리는 빅터가 어린 시절 어머니를 여의고 가슴 아픈 상처로 인해 부활과 생명 창조에 집착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우정을 쌓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생명 창조를 위한 실험을 이어가다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빅터를 대신해 앙리가 그 죄를 뒤집어쓰고 단두대에 서게 됩니다. 결국 빅터는 앙리를 살리기 위해 실험을 강행하고 결국 그를 살려내고 맙니다. 하지만 앙리는 더 이상 예전의 앙리가 아닌 하나의 괴물이 되어 도망치게 됩니다.
2막: 괴물이 도망치고 3년이 지난 후, 빅터는 줄리아와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언제든 괴물이 된 앙리가 돌아올까 봐 불안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괴물이 나타나고 그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괴물이 된 앙리는 도망을 치다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격투장으로 가게 되었고, 인간보다 강한 힘을 가진 괴물은 그곳에서 전사가 됩니다. 모두가 자신을 두려워하지만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는 까뜨린느를 만나고 희망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기쁨의 순간도 잠시 괴물에게 독약을 타면 자유를 주겠다는 말에 까뜨린느는 괴물을 배신하게 됩니다. 그렇게 아픈 상처를 갖고 인간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 찬 괴물은 자신을 만든 빅터에게 복수를 하러 돌아왔다고 합니다. 결국 괴물과 빅터는 북극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빅터는 다리를 다치게 되고, 괴물은 그런 그에게 다친 다리로는 북극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이런 황량한 곳에서 혼자가 된다는 슬픔을 느끼길 바란다며 얘기합니다. 모든 것을 잃은 빅터는 괴물을 앙리라고 부르며 극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서정적인 음악으로 표현한 프랑켄슈타인의 비극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국내 창작 뮤지컬로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화려하고 압도적인 무대세트와 과학적 견해에 대한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앙리 뒤프레의 대립을 보여주는 연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는 음악입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머릿속을 맴도는 앙리의 ‘너의 꿈속에서’의 희망찬 멜로디와 까뜨린느의 처절함이 담긴 넘버 ‘산다는 거’ 등 작품의 비극적인 스토리와 아픔을 더욱 잘 보여주고 있는 넘버들입니다. 올해 10주년 기념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음악의 관점에서 매력 요소를 살펴보겠습니다.
빅터와 앙리의 신념의 대립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대표적인 넘버 중 하나인 ‘단 하나의 미래’는 생명을 창조할 수 있다는 빅터와 생명은 그 자체로 소중하기 때문에 인간이 절대 소유할 수 없다는 앙리와의 대립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두 사람의 하모니와 의연하고 힘 있는 목소리는 인물들 간의 갈등을 극대화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는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고 누구의 말이 정답인지 선택할 수 없는 상황 속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과 갈등관계는 장엄한 멜로디와 함께 더욱 강조됩니다. 결국 빅터의 단호한 신념에 사로잡힌 앙리는 그의 생각을 존중하기로 하고 그와 함께하기로 합니다. 이러한 극적 타결은 전체적인 서사에서 음악의 고조를 통해 관객들에게 더 큰 감동과 울림을 선사합니다.
다양한 악기가 모여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오케스트라
다양한 현악기와 관악기가 함께 모여 장엄한 사운드를 내뿜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오케스트라는 작품의 서사를 더욱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막이 오르기 전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나타내주는 서곡(overture)은 듣는 순간 가슴이 웅장해지면서 막이 내린 후에도 관객들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오케스트라가 가진 음악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또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넘버들은 OST 음원으로도 나왔으며, 그 외 다양한 시상식, 축하무대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멜로디가 익숙합니다.
결론
2024년 10주년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무대 세트와 연출, 배우들의 연기력 등 다양한 부분에서 작품의 흥행요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고 마음속 강한 울림을 전하는 음악이 단언컨대 작품을 가장 빛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두 주인공인 빅터와 앙리의 대립과 괴물의 슬픔, 비극적 결말 등 서사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음악이야 말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현재까지도 사랑받고 있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