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
2014년 우란문화재단에서 기획 및 개발하여 2015년 리딩공연과 트라이아웃 공연을 통해 작품의 기초를 탄탄히 다진 후, 2016년 12월 국내 초연을 올린 창작뮤지컬입니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제작한 박천휴가 작사하고, 윌 애런슨이 작곡한 작품으로 출연 배우는 3명으로 소극장 뮤지컬이며 구형 로봇이 된 올리버와 클레어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남녀 두 배우의 사랑스러운 연기와 감성적인 멜로디로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6개 부문과 제6회 예그린어워드 4개 부문에서 수상을 받았습니다.
줄거리
가까운 미래의 한국에는 헬퍼봇이라는 로봇이 인간들의 삶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헬퍼봇 5 모델인 올리버는 버려진 헬퍼봇들이 지내고 있는 아파트에서 혼자 살며 자신을 데리러 오겠다고 한 주인 제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매일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올리버에게 헬퍼봇 6 모델인 클레어는 충전기를 빌리러 오게 되고 그렇게 둘은 서로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클레어는 올리버 방에 있는 노란 우비를 발견하게 되고 올리버가 병을 주워 팔면서 돈을 모아 옛 주인인 제임스를 만나러 제주도에 가기 위한 계획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올리버의 얘기를 듣던 클레어는 지금 바로 자신과 함께 떠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게 되고 둘은 짐을 챙겨서 길을 떠나게 됩니다.
제주도로 가는 인간 커플 행세를 하기 위해 둘은 서로 만담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둘은 서로 처음으로 느껴보는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제임스의 집을 찾아냈을 때, 클레어는 제임스가 너를 찾지 않은 건 널 버렸기 때문이라며 올리버의 마음에 상처를 주게 됩니다. 왜냐하면 과거 클레어의 주인이었던 부부가 처음에는 서로 깊이 사랑했지만 점점 마음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마음은 영원하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집에 간 올리버는 1년 전 제임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제임스의 가족은 우린 이미 새로운 헬퍼봇이 있고 더 이상 너는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가 아니라며 올리버를 쫓아내게 됩니다. 하지만 제임스가 죽기 전에 올리버에게 레코드판을 선물로 남겨놨으며 제임스에게 올리버는 로봇과 인간 그 이상의 친구였음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다시 서울로 돌아온 두 사람.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을 더 이상 숨기기 않기로 하며 둘은 연인이 됩니다. 서로 자신의 취미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기도 하고 인간 커플들의 싸움을 흉내 내기도 하면서 풋풋한 연애를 시작하게 됩니다. 하지만 내구성이 약한 클레어는 고칠 수 없을 만큼 망가지고 있었고 올리버는 그저 옆에서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픈 클레어와 그녀를 옆에 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올리버. 두 사람은 결국 함께했던 시간들의 메모리를 지우기로 합니다.
그 후, 평범함 일상을 보내는 올리버의 모습이 나오고 또다시 충전기를 빌리기 위해 클레어는 찾아옵니다. 그렇게 또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끝나게 됩니다.
뮤지컬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멜로디(음악)의 힘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극본, 작사상, 작곡상, 연출상, 여우주연상까지 휩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가장 사랑받는 요소 중 하나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미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멜로디를 통해 이야기의 서사를 더욱 극대화시켜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사랑받는 이유를 음악을 통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올리버와 클레어 :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하모니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3명이 출연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큰 줄기를 받쳐주는 탄탄한 음악이 있기 때문에 120분이라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주요 배역인 올리버와 클레어라는 캐릭터를 아주 사랑스럽고 귀여운 커플로 만들어주는 감성적인 넘버들은 관객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공감을 만들어내고 마지막까지 두 로봇을 응원하는 간절함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제임스를 찾기 위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두 사람이 인간 연인들의 모습을 흉내 내는 'My Favorite Love Story'라는 넘버는 서로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마음을 숨기며 연극인척 넌지시 표현하는 장면으로 관객들의 눈에는 그저 귀여운 애정표현으로 보입니다. 또한 집으로 돌아온 두 로봇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깨닫는 ‘사랑이란’ 넘버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모든 관객들에게 깊은 감정이입을 일으키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두 캐릭터를 서로 연결하는 아름다운 하모니는 관객들에게 오래도록 작품을 기억하는 요소 중 하나가 됩니다.
로봇을 통해 이야기하는 사랑의 본질
작품을 보기 전에는 로봇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연을 보고 난 후에는 로봇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 느끼는 순수한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누구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낍니다. 처음 느끼는 설렘,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없는 당황스러움,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몇 날 며칠 밤잠 설치는 순수함 등 우리 모두가 느끼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감정을 로봇을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으며, 그 감정과 공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바로 음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로봇이 서로 사랑을 느끼며 노래하는 ‘First Time in Love’ 넘버는 보는 순간 괜스레 웃음이 나며 마음속 깊은 공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결론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초연 이후에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로봇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솔직하고 진솔하게 표현했으며, 그 과정을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멜로디로 전달해 감정을 극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모든 관객들은 울고 웃고 두 로봇을 응원하며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강한 여운을 가지고 있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