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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빨래 줄거리, 창작뮤지컬의 신화를 만든 연출의 손길

by 롱동맘 2024. 3. 11.

뮤지컬 "빨래"

한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장을 연 뮤지컬 '빨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졸업작품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추민주 작가는 당시 연극원 연출과 졸업생, 민찬홍 작곡가는 음악원 작곡과 졸업생이었습니다.) 트라이아웃 공연 이후 작품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2005년 국립극장에서 정식 초연되었으며 현재 25차 이상의 재연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11회 한국뮤지컬 대상 작사상과 극본상,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사, 작곡상 및 극본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라이선스 공연도 선보였습니다. 서울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이야기를 아주 진솔하게 담은 작품으로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작품입니다.

 

줄거리

서울에 상경한 지 5년이 된 당차고 씩씩한 27살 나영이 서울의 한 작은 동네로 이사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녀는 작가의 꿈을 가지고 서울에 올라왔지만 팍팍한 현실로 인해 엄마에게 편지 한 줄도 쓰지 못할 만큼 여유가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 나영은 빨래를 널기 위해 올라간 옥상에서 우연히 옆집 청년 솔롱고를 만나게 됩니다. 솔롱고는 한국에 일하러 온 지 5년 된 순수한 영혼을 가진 몽골 청년입니다. 그 또한 악덕 사장으로 인해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다른 몽골 친구는 아파서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힘든 현실 속에서 조금씩 가까워지게 됩니다.

나영의 옆집에 사는 희정엄마는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며 애인인 구 씨와 매일 싸우며 살고 있지만 그래도 오늘도 구 씨의 빨래를 하며 고민을 털어버리려고 합니다. 

나영과 희정엄마가 살고 있는 집의 주인 할머니는 박스를 줍고 다니고 찬물에 빨래를 하며 억척스럽게 살지만 그녀만의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습니다. 마흔이 넘었지만 혼자서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 딸을 돌보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매일 만원 버스를 몰고 다니는 버스 기사 아줌마, 카드값을 갚기 위해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청년 등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혹은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 수 있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여전히 우리의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더러운 옷을 깨끗하게 만드는 빨래처럼 오늘의 슬픔과 아픔도 깨끗이 털어버리자고 외치며 작품은 막을 내립니다.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장을 연 뮤지컬 '빨래'

20주년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빨래'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해외 라이선스 위주로 공연했던 국내 뮤지컬 시장에 창작뮤지컬이라는 하나의 붐을 일으킨 작품입니다. 한국적인 소재와 무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이번에는 뮤지컬 '빨래'가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연출의 시각에서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의 삶을 그대로 담아낸 무대

뮤지컬 '빨래'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소시민의 생활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모습을 무대라는 작은 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냈습니다. 이러한 무대구성과 소품은 관객들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빨래를 널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공간과 나영과 희정엄마, 주인할머니의 집 등 달동네의 공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작품을 공감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빨래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

과연 작품 제목인 빨래를 통해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매일 힘든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려는 의지와 소망을 빨래라는 행위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먼지를 털어내고 얼룩을 지워내고 깨끗해진 옷을 입을 때처럼 오늘 있었던 힘든 일도 깨끗이 씻어내자고 합니다. 또한 빨래라는 행동을 통해 각 인물들은 서로의 아픔을 알고 이해하게 됩니다. 서사 속에서 빨래라는 요소는 서로가 의지하고 매일을 살아가는 힘으로 표현됩니다.

 

결론

서사, 배우들의 연기력, 넘버 등 모든 부분이 잘 어우러진 뮤지컬 빨래’는 특히 연출적인 부분이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하는 요소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과 공간을 무대 위에 그대로 구현해 내 관객들의 공감을 만들었으며 빨래라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인물들 간의 관계를 만들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연출의 힘은 작품을 오랫동안 빛나게 만들고 있습니다.